2020년 3월 24일 화요일

머신러닝 논문을 쓰면서 논문 글쓰기에 관한 고찰

창작은 상당한 두뇌활동과 그에 따른 고통을 수반한다. 내 논리를 수식에 정확히 담아내야 하며, 머릿속에 있을땐 미처 깨닫지 못한 논리의 공백을 매꿀 논리의 수식을 생각해야 한다. 이 과정은 답을 맞춰가는 과정과는 매우 다르다. 내 이론과 가설을 입증할 방법을 찾아가는것이다. 정답이라는걸 정의할 수 없는 영역에서 써내려가는 글이 논문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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zero base에서 논문을 쓰기 시작하는건 창작의 고통을 고스란히 느끼기 딱 좋다. 대학교 인문학 수업을 들을 때면 꼭 중간/기말 보고서에 시달렸다. 한두장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책상앞에 앉아서 뭔가 써보고자 키보드에 손을 얹으면 몰려오는 그 막막함에 키보드에 올려진 손을 떼서 다시 마우스를 잡고는 했다. 하지만 그 때 당시에 신기했던건 막상 한 문장이라도 쓰면 자연스레 한 문단이 완성되고 줄줄 써지더라는 것이다. 마치 지금 뻘글을 써 내려가는 나 자신처럼 말이다.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인문학/교양수업에 한정된 얘기였다. 그 말은 즉 나 자신은 이미 쓸 내용을 알고 있지만 단지 귀찮아서 도피했을 뿐이라는 뜻이다.​


이게 새로운 연구 성과와 연구 이론을 펼쳐야 하는 논문 글쓰기에 들어서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. 없던 논리를 만들어야 하므로 논리와 글쓰기와 사상검증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글이 써져야 한다. 이 때 중요한건 내가 제시하는 방법이 얼마나 그럴싸하게 썰이 풀어져나가며 포장되느냐이다. 그냥 핵심만 쓰고싶지만 그러면 아마도 아무리 훌륭한 이론이라도 망하고 말 것이다. Deep Image Prior같은 논문을 방법만 설명하고 썰을 풀지 않았다고 상상해보자. accept근처조차 못 갔을 것이다. 그래서 보통은 자기가 하던 연구를 계속 하면서 곳곳의 문장을 조금씩 바꿔서 재활용하고는 한다. 그것마저 통하지 않는 경우가 zero base에서 써내려가는 논문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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multi-task learning분야에서 논문을 쓰기 시작했다. 작년에 내가 발명한 방법론이지만 이제서야 쓰기 시작했다. 제목부터 고민이다. 최대한 이목을 끌도록 간결하고 깔쌈하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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